오늘 본문 성경에서 바울은 자신을 포함한 사역자들을 가리키며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라”고 말합니다. 이 “그리스도의 향기”란 말은 로마시대의 개선행렬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로마 군대들이 입성하게 될 때 먼저 개선장군이 말을 타고 가고 그 뒤를 커다란 향로가 온 주위에 향과 연기를 피우며 따라가고 그 다음에 이긴 군사들이 뒤따르고 그 뒤를 패전한 군인들과 전리품들이 실려 들어오게 됩니다.
■ 승리의 향기와 죽음의 향기
개선행렬에서 향을 피우는 것은 피 냄새를 제거하고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으나 성안에 있던 사람들은 그 향냄새를 맡으면서 로마 군인들이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도 했습니다. 승리한 군인들과 환영하는 무리들에게 이 냄새는 승리와 생존을 확인하는 기쁨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패전한 군인들에게 이 냄새는 죽음의 두려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끌려가서 이제 처형당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 생명에 이르는 냄새와 죽음에 이르는 냄새
성경 본문에 나타난 대로 그리스도의 향기는 어떤 사람에게는 생명에 이르는 냄새로 여길 것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죽음에 이르는 냄새 같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구원에 이르는 자에게는 생명에 이르는 향기가 될 것이고, 그리스도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에 이르는 냄새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믿지 않는 자들은 믿는 자들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벌써 심판적 요소가 있는 것을 봅니다. 계속 복음을 거부하게 되면 정말 죽음에 이르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
우리가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신앙생활을 할 때, 알게 모르게 그리스도의 냄새가 많이 배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냄새가 전혀 없다면 나는 그리스도가 없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됩니다. 나만 만족하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 문제가 있는 신앙생활입니다. 그러나 나로 인하여 내 이웃이 그리스도의 냄새를 맡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고, 그리스도의 사랑에 접할 수 있다면 나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나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냄새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말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 거기에 영생의 길이 있고 생명의 길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