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체로 ‘모세’를 생각할 때 위대한 영웅의 이미지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오늘 성경
본문에서 나타난 모세의 이미지는 왜소하고 초라하게 보입니다. 모세라는 한 인물에 공존하는 두 모습, 어찌 보면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두 모습입니다. 이 두 모습을 하나로
조화시키고 연결해 준 것이 바로 그가 가진 ‘지팡이’였습니다.
■ 모세와 함께한 지팡이
이 지팡이는 모세가 평소 목자의 생활을 할 때 사용하였던 막대기였습니다. 그런데 본문 20절에서 나약해진 모세에게 출애굽의 큰 사명을 주시면서
그가 들고 있는 지팡이를 ‘하나님의 지팡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모세가 가진 지팡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신 것입니다. 물론 그 지팡이의 재질이나 모양이 이전과 다르게 변화된 것은 아닙니다. 겉보기에는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 지팡이에 하나님의 약속이
포함되었고 모세는 그 지팡이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의 실존과 능력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마치
왕이나 대통령이 대사나 외교관에게 주는 발령장 내지는 신임장과 같은 것입니다.
■ 모세의 지팡이가 주는 의미
이 지팡이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임재의 약속입니다(출3:12). 큰일들 앞에서 막막할 때 모세는 지팡이를 붙잡고 그 감촉을 느낄 때마다 하나님의 임재와 동행의 약속을
기억하였습니다. 둘째, 하나님의 능력 약속입니다(출4:17). 이 지팡이를 손에 갖고 가면 하나님이 능력으로 도우셔서
이적을 행하게 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지팡이를 볼 때마다 그 약속을 기억하며 간구했고
그때마다 하나님은 응답하셔서 놀라운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셋째,
하나님의 사명 약속입니다(출4:20). 40년
동안 이스라엘을 인도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다 겪었을 때 모세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지팡이를 보면서 명령하신 사명을 기억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인내할 수 있었고, 마침내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 문턱에까지
인도하고 아름답게 인생을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 우리가 가진 지팡이
여러분, 오늘날 우리에게 ‘하나님의 지팡이’는 과연 무엇일까요? 하나님은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자녀로, 일꾼으로 선택하시고 부르셔서 하나님의 신임장으로 성령과
말씀을 주셨습니다. 우리에게 성령과 말씀은 모세의 지팡이와 같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의 역사를 체험하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백성된 우리는 세상의 조건들로 살아갈 생각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날마다 내 삶 가까이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말씀대로 순종하여 그 약속대로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능력 가운데 거하는 삶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입니다. 오늘도 그 은혜 속에 승리하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